방랑식객 임지호 셰프 가정사 사망 (feat.밥정)

방랑식객으로 불리는 요리 연구가 '산당' 임지호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과 함께 그의 가정사가 알려지며 안타까움을 전했습니다. 

 

방랑식객 임지호 

[ 임지호 가정사 ]

임지호는 1956년 경상북도 안동에서 태어났습니다. 홀어머니 슬하에서 살다 3살이 되던 해 친부에게 보내졌다고 합니다. 이유는 임지호가 혼외 자식이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아버지는 한의사였다고 하네요. 이복 누나가 4명 있었고 이복형제가 한 명 있었는데 홍역으로 사망했다고 합니다.

 

임지호는 함께 사는 양모를 친어머니로 알고 자라다 초등학생 때 그 사실을 알고 충격에 가출까지 했다고 합니다. 11살 어린 나이에 일본 밀항을 결심할 만큼 그에겐 큰 충격이었습니다. 결국 집으로 돌아온 임지호는 자신을 보고 감격해 우는 새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어머니의 정을 느꼈다고 합니다. 

 

이때부터 방랑벽이 생겨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자주 떠돌아다녔던 임지호는 길에 있는 거지를 보고 "당신처럼 살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라고 묻습니다. 이 질문에 거지는 "기술이 한 가지 있다면 세상은 너를 버리지 않을 것이다"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이에 임지호는 생업으로 요리를 하게 되었고 한의사 아버지와 어린 시절 쑥과 약초 등을 함께 캐던 누나들의 영향으로 자연 요리 연구가의 길을 걷게 됩니다.

 

임지호는 유명 호텔 주방에도 취직한 적이 있지만 방랑벽으로 금방 그만두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만의 요리를 하기로 결심하죠.

 

[ 이혼과 재혼 ]

문제는 결혼을 하고도 그의 방랑벽은 멈추지 않은 것입니다. 임지호는 아이가 100일도 되지 않았때 부산으로 이사를 가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하루 종일 바다에 나가 식재료를 구하고 연구하며 일 년에 절반은 무직으로 지냈죠.

생계도 책임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첫 번째 부인은 두 명의 아이를 낳았으나 그에게 이혼을 요구했습니다. 이렇게 임지호의 첫 번째 결혼은 실패로 끝났죠. 이후 음반업계 종사자와 재혼한 임지호는 슬하에 두 명의 자녀를 두었습니다.

 

밥정 

임지호는 지난해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밥정'에 출연했습니다. 임지호가 식재료를 구해 음식을 하고 대접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죠. 평생 어머니의 정을 그리워하며 산 임지호는 자신에게 잘해준 어머니와 누나들을 생각해 지나가다 알게 된 어머니나 누나뻘 되는 사람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며 살았습니다. 이것이 영화의 시작점이죠.

임지호는 자신에게 세명의 어머니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3살 때 이별한 친어머니, 마음을 다해 길러주신 양어머니, 안타깝게 임지호는 양어머니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리산에서 만나 10년을 어머니로 모신 '김순규' 할머니입니다.

 

임지호는 이 세 어머니를 위해 108배를 하는 마음으로 3일 동안 108가지의 음식을 준비했습니다. 이 영화는 전 세계 14개 영화제에 초정되었고 배우 김혜수가 개런티도 받지 않고 적극 홍보하기도 했습니다. 

 

임지호 사망 

지난 6월 12일 임지호는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던 중이라 안타까움은 더했죠. 그와 인연이 있던 많은 사람들은 큰 슬픔에 빠졌습니다. 배우 김혜수는 추석에 임지호를 찾아간 사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생전 자연주의 식재료로 독창적인 요리를 선보였던 임지호는 따뜻한 가슴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주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